
결혼먼저/요안나
★★★/중꼴
굳이 단행본 표지를 갖고 온 이유는 이런 책을 단행본 PDF로 소장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.
이 작가의 책은 두번째입니다. 일전에 가장 완벽한 사랑이라는 책을 읽은 적 있는데, 그때 글은 잘 쓰지만, 잉크가 묻지 않는 표면에 펜으로 글씨를 적는 듯한 느낌이라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. 이번에 읽으면서 든 감상과 얼추 일치하는 것이, 이건 이 작가가 의도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네요.
꼴랑 두 권 읽고 작가를 평하자면, 가변저항 같은 글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. 이 사람은 일부러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? 하는데요.
이 책을 읽으면서 서술이 상당이 드라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. 여기서 특이한 점이, 글을 못 써서 덜 자극적이고 건조한 것이 아니라, 일부러 건조하게 보이도록 유도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. 비유하자면 어떤 사물을 그냥 봐도 되는데, 일부러 사진을 찍어서 화상으로 보고 있는 느낌. 근데 그게 찍을 때 통상적인 화각이 아니라 매우 제한된 화각으로 사진을 찍은것처럼, 보통은 이렇게 안 써도 될 거 같은데 일부러 건조하게 보이도록 서술한 것이 일견 가학적으로 생각되기까지 합니다.
결정적으로, 글이 절정으로 치닫는 부분에서는 꼴립니다. 꼴리는 글 쓸 수 있는 거잖아요, 그럼.
시종일관 이거 왜케 사건은 딮해지는데 서술이 너무 관조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다가, 클라이맥스에서 그 부분을 터뜨리는 거죠. 일종의 애타게 하는 빌드업이랄까.
아쉬운 점은 전작에서도 그러했듯이 갈등이 너무 쉽게, 그리고 짧게 터집니다. 쉽게 터졌다는 부분은 꼴렸으니까 단점은 아닌데 짧게 터진다는 건 아쉽네요. 조연들 가지고 각각 3~5화정도는 더 지지고 볶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이렇게 짧게 끊어버린 것도 작가의 농간인 것 같아 분통이 터집니다.
왜냐구요? 시바 어떻게 찾은 꼴리는 책인데.. 이 자극 이렇게 짧게 툭 하고 던지고 가면 어쩌라고ㅡㅡ 진짜 처절하고 끈적하고 애절한 분위기를 더 길고 깊게 밑바닥까지 보여주고 나면 차기작에서도 사람들이 그정도 기대 할 거 같아서?? 좀만 길었으면 별 네개 박았을건데..
뭐 좋은 책입니다. 근데 표지는 그렇지 못한데,

요즘 돈주고 떼오는 ai풍 일러스트 표지들을 보면, 현대물에서 복식풍이 죄다 비슷합니다.
남자야 제가 재벌가 배경아니면 안 쳐다보니까 정장이 얼추 맞는데, 여자는 시발 왜 다 업소녀같이 그려놓고 그걸 왜 또 군말없이 사오는건지.. 동탄룩보다 품위 떨어져보이는 원피스만 걸치고 다니는 재벌가 사모님들이 어딨게요;; 품격없게시리
그리고.. 이런 재벌물에서 남자들의 성격은 붕어빵 그 자체라 다 저렇게 생겨도 할 말이 없는데요... 여자는 시발 작중 분위기에 좀만 맞춰서 그려주면 안 되는지.. 극 중 여자주인공이 쌓은 분위기로 상상하는거란 게 있는데 일러스트 표지만 보면 그런 상상력이 줫같은 방향으로 무너지는 것 같아서 좀... 일러레한테 그정도 요구도 못 할정도로 그냥 막 공장처럼 찍어내나?
...곰곰히 생각해보니 진짜 그럴 거 같아서 소오름이 돋네요 최저가입찰 공화국에서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랬나.
아무튼 이게 제가 엥간하면 얌전한 단행본쪽 표지를 주로 퍼오는 이윱니다.